산에서의 비박
올해 추워지기 전의 어느 주말.
늘 그렇듯이 둘이 사이좋게
박배낭을 메고 산에 올랐다.
작년대비 혹은 그 제작년 대비 체력의 급강하로 인해,
이제 힘든 산은 더욱 힘에 부치는 나때문에,
난이도 급하락시킨 코스 ㅎ
산 이름은...
솔직히 기억나지 않는다.
늘 비박지는 서방이 정하고 나는 그냥
서방 껌딱지로 따라갈 뿐이기에 ㅋ
그저 기억 나는건,
산이 힘들지 않았고,
코스가 아기자기 했으며,
푸르름이 유독 좋게 느껴졌었던
정자 많은 산.... 정도? ㅎ
+++ 사진은 시간 순서 아닌, 랜덤 ㅋ +++
이런류의 데크길도 종종 걸었고.
우리의 비박지는 앞에 보이는 봉우리 꼭대기였나...?
그 다음 봉우리였나..?
기억이 벌써 가물가물...
어쨌든
멀게 보였는데, 걷다보니 금방이더라.
이게 첫번째 정자던가... 두번째 정자던가..
암튼 나무속의 정자가 이뻐요.
상당히 새 정자던데..
올린지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난 것 같진 않더라.
조기서 꼬기 궈먹고 그대로 누버자기 딱 좋겠더라.
그러나...
정자 위에 치는 텐트는 참 별루임.
사람들 앉는 곳에 텐트 치는 것도 좋아 보이지 않고,,
그닥 이뻐보이지도 않고...
암튼 개인적으로 정자 위에서 텐트비박은 별루인 것 같습니다.
정자엔.. 사람이 어울려요.
난 이 풍경이 너무 이뻤다.
사람 없는 풍경사진이 찍고 싶어서
사진상의 저 이름 모를 분이 frame out되길 조금 기다렸는데
한참 더 쉬실 듯 하여 ㅎㅎ
뒤로 두고 떠나오기 좀 아쉬웠던 그 곳이다..
3면 정도는 이렇게 탁 트인 풍경이 있고,,,
다른 한쪽엔 산봉우리.
서방 뒤에서 걷다보면,
이렇게 푸른 숲 & 나무와 빛의 그림도 너무 이뻐서
자꾸만 사진을 찍게 된다.
덕분에 앨범엔 서방 뒷모습이 수두룩빽빽이다 ㅋ
사진찍기 좋아 하는 서방도 열심히 찍더라.
보통 여행이 끝나면 집에서 서로의 사진을 주고 받는데,
둘다 사진 찍는걸 좋아 하니 한번 나갔다 오면
손에 남는건 수백장의 사진들 ㅎ
해외 여행이라도 다녀올라치면,
사진만 수천장이다 ㅋㅋㅋㅋ
너무 많아 정리 하지 않고 그대로 사장 ㅎ
저기 보이는 봉우리 두개를 다 넘어야 한다..
막상 가다보면 의외로 가까움.
서방의 속도가 나보다 빠르다 보니,
서방이 나한테 보조를 맞춰줘도..
우리의 거리는 항상 이정도? ㅎ
지나온 길을 뒤로 두고 사진도 찍고..
아이스크림 파는 분이 계시길래,
아이스크림도 낼름 하나 사먹습니다.
산에서 사먹는 아이스크림은 늘 존맛임.
물개바위.
나 홀로 물개바위인데, 맞을라나? ㅎ
숨은 서방 찾기.jpg
저기서 비박할까 했는데,
난 넘어 가는 길이 너무 무서워서 failed.
난.. 겁이 많습니다.
요런 짧고 귀여운 구름다리도 있고..
그러고 보니 있을 건 다 있는 산이었네.
정자에, 데크길에, 구름다리,,, 전망데크도 있슴.
작아도 알찼어.
원안은 전망데크였는데,
좀 늑장 부리며 놀거 다 놀면서 갔더니..
이미 전망 데크는 어린 어린이 둘을 데려온 어느 부부가 계시더라.
사실 옆에 텐트 칠 공간이 더 있긴 했는데,
왠지 남의 집안에 쳐들어가는 기분이기도 하고,
아이들이 있으니 우리가 끼면 불편해 할 듯 하여
우린 다시 온 길로 back.
조금만 back을 하면 이런 넓직힌 마당바위스러운 공간있어서
우린 여기에 집을 짓기로 한다.
서방이 집을 지어 놓으면,,
난 먹을 준비를 한다.
우리가 좋아하는 팽현숙 순대국을 데우고,
맥주 한잔 짠~
비박지에서 첫잔은 늘 인증샷으로 박제.
첨엔 귀찮아 하더니 서방도 이젠 으레껏 그러려니.. 한다 ㅎ
순대국 다음엔 닭똥집볶음.
별다른 소스없이 그냥 달달 볶아 소금장 찍어 먹으면 되니
비박가서 꽤 자주 해 먹는 음식이다.
가끔 집에서도 해 먹고..
맛있잖아요 ㅎ
그래서.. 냉동실에 닭똥집은 항상 떨어지지 않게 구비해 둔다 ㅋ
다만.. 얼렸다 녹으면 물이 많이 생겨서 볶을 때 쫌 번거롭긴 함.
아마.. 이게 마지막 음식이었다보다.
그 다음 사진이 없는걸 보니.
그리고 아마 이 정도가 우리 둘한텐 적당량 이었을 거고.
비박 나가면,,
늘 음식은 남고 술은 모자랍니다.
그래서 음식 바리바리 싸 들고 다니는 건 싫어한다.
어짜피 남거든.
근데.. 살은 왜 계속 찌는거지? ㅋ
여튼,,, 우리 부부는 늘 할말이 많다.
비박은 늘 둘이서만 다니는데도 맨날 떠들다 지쳐 잠들;; ㅋ
이날도 매한가지ㅎ
바람한점 없는 고요한 밤 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담날 새벽.
사진 detail보니 6:03am.
사진 보니.... 살림사리 정리 다 해서 박배낭에 넣고,
텐트만 넣으면 되는 시점이네.
아침에 늦게 인나 천천히 삐대봐야 할 것도 없고,
보통 등산객이 일찍들 올라오니..
우리같은 비박인은 또 빠져줘야 할 시간이다.
통로에 집을 짓진 않지만,,, 비박하는 텐트들 혹은 사람들 싫어 하는 등산객들도 분명히 존재하니까.
내가 좋아 하는 비박이지만, 굳이 분란일으킬 필요도 없지 싶다.
기분좋자고 올라와서 서로 기분 상하자네?
6:30am
하산가는 길.
일몰같지만, 일출임.
지형이 지형인지라... 운무같은건 1도 없었고 ㅎ
그냥 저래 똥그란 해만 귀엽게 솟았다.
아침 햇살에 숲의 색이 너무나 사랑스럽게 바뀝니다 1
아침 햇살에 숲의 색이 너무나 사랑스럽게 바뀝니다 2
어제 지나온 정자 중 하나.
역시 아침 햇살에 더욱 사랑스럽게 바뀝니다.
이 정자는 약간의 세월의 흐름이 있었다.
그래서 난 더 좋았다 ㅎㅎ
국사 세계사 좋아하는 1인임 ㅋ
아침 햇살에 숲의 색이 너무나 사랑스럽게 바뀝니다 3
이날 유난히 아침 햇살이 이뻤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 몰라. 그냥 다~~ 이뻤어 ㅋ
임도길까지 내려와 볼록거울이 있으니..
당연히 마지막 인증샷과 함께 비박 종료.
비박이 참 재밌는게..
나오면 힘들어서 집에 가고 싶은데,
집에 가면 또 어디가지? 하고 담 주말 계획짜고 있다 ㅋㅋㅋㅋㅋㅋㅋ
우리만 이런건 절대 아닐거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