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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찌기 위한 먹부림

김장체험



김장 체험.


얼마전에 시댁에 놀러갔다가 김장이야기가 나왔다.

일무서운 것 모르는 새댁은,

혼자 알아서 하신다는 시어무니를 졸라서, 

같이 하기로 약속을 한다.



그리고 지난주 금요일

서방이랑 나는 이박삼일의 짐을 챙겨서 본가로 간다.



도착해 보니, 

시어무니께서 이미 배추는 다 절여 놓으셨고,,

우린 가서 밥이나 맛나게 먹고

TV보고 놀다가 취침.


새벽 6시쯤 어무니 움직이는 소리에 

눈비비고 어무니한테 포로록 날라감.


전날 절여놓은 배추 씻는 것으로 시작.


나를 믿지 못하시는 울 어무니ㅋㅋㅋ,

배추는 본인이 씻으신다며 척척척 배추를 씻으신다.





내가 하는 거라고는,

옆에서 보고 있다가 배추 넘겨 드리고,

다 씻은 배추는 한곳에 물 잘 빠지게 엎어놓는 것.


이번에 배추 씻는 거 봤으니,

담엔 내가 해야지~ 맘속으로만 다짐하면서

나름 열심히.





배추 물빠지기를 기다리며 

엄니랑 사이좋게 앉아 이름까먹은 뭔가랑

파를 다듬고, 씻는다.


쉬운 미션이라 열심히 옆에서 따라 해 보지만,

어무니 속도를 따라갈 수가 없;;;





한가지 다듬으면

어무니가 중간에 씻어 오시고,

난 씻어 오신 파를 말씀해 주신 방법으로 이쁘게 준비를 하고,






그 후엔 채칼을 들고 무를 

분해를 한다.

채칼은 난생첨 써 보는데,, 어머 이거 물건일세 ㅋㅋ

심지어 겁나 재미짐 ㅎ


다만, 손다친다고 어무님이 미리 챙겨주신 장갑 안꼈으면

두번쯤 크게 다쳤을 듯..


채칼과 장갑은 set item입니다.





나머지 뭔가도 잘라 놓으니,






어무니는 고새 무김치 준비.



이번엔 많이 안하신다며,

무는 위의 것이 전부고,

배추는 30포기 정도?






배도 갈고, 사과도 갈고, 마늘이랑 생강도 갈아 넣고,

찹쌀도 넣고, 액젓도 넣고 이것저것 넣고

고춧가루 미친듯이 들이부어

장갑낀 손으로 휘적취적.


휘적취적은 내가 해 본다.

울 어마마마는 이 휘적취적이 힘들거라고 하셨는데,

해보니까 뭐 힘든거 없이 그냥 재미만 있던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글고 너무 금방 끝나서 아쉬운...



김치속 휘적이 끝나니 어무니가

절인배추에 김치속 싸서 입에 넣어주시는데,

너무 맛있느거다.


울 어마마마는 몸이 약해

김장 안한지 언~ 20년쯤 되는 것 같은데,

덩달아 나도 이 절인배추 김칫속을 한 20년만에 먹어본다.


파는 보쌈이야 많이 먹었지만,

집에서 김장하면서 먹는 이 맛은 거기엔 없죠.



힘들게 차 수리예약을 잡아 놔서 cancel을 못했기에

서방은 오전 8시부터 파주에 가 있는 상태라,





서방 염장지르기 용으로 하나 깨끗하게 싸서 사진을 찍어 보냈다 ㅎ

빙구표정으로 입에 넣는 사진까지 추가로 ㅋ






가장 난코스는 배추에 김치속 넣기.

첨 해보는 거라 ㅋㅋㅋ

아주 난장판도 이런 난장판이 아니었다.


그래도 한 4~5개쯤 하니, 

요령이 생기긴 하더라.

나중에 조금 속도가 붙었슴.


그러나....

내가 꼴랑 저 4통 담을 동안, 엄니는 두배 이상을 이미 끝내셨다지 ㅋ




이렇게 난생 첨 해본 김장은,

대부분의 것을 어무니가 하셔서 난 사실 '김장체험학습'모드였고,

생각보다 힘들지도 않았으며,

심지어 매주 재밌었다 ㅋㅋ



뭐... 어무니야.. 말은 못하셔도 아마 속이 좀 많이 터지지 않으셨을까 싶다 ㅋㅋㅋㅋㅋ


근데, 담엔 좀 더 도와드릴 수 있을 것 같슴돠 어무님!





김장 끝냈다고 엄마한테 카톡 보내니..

울 엄마 한마디 ㅋ

이거 보고 한참을 웃었는데, 

저녁에 서방보여주니 그도 빵 터져서 한참을 웃었네 ㅎ






김장 딱 끝내니까,

형님네 식구들이 도착하셨다.


형님네 도착하자마자 울 엄니 ㅋㅋㅋ

김장 우리 며느리가 다~~~ 했다고 말도 안되는 거짓말을 ㅎㅎ

심지어 서방 와서도 니 와이프가 다~~ 했다며 ㅋㅋㅋ




그러고, 보쌈고기 7근 사와서 김장의 꽃!

보쌈!보쌈!보쌈! 파티를 준비.


보쌈은 또 울 어무니가 하시고,

나는 고생했다며 더이상의 주방 출입을 거부당한 채,

형님이 사오신 아메리카노 커피나 홀짝이며

쪼꼬렛 당충천.


그래도 상에 수저는 놓았다 ㅋ





집안의 막내 나부랭이인 울 서방은,

막내 나부랭이 주제에 젤 늦게 5시 넘어 귀가.





오자마자 본인 드실 알콜류 잔뜩 사와서 본격적인 보쌈 파티.

절인 배추에 보쌈고기 한점 넣고 김칫속 조금 넣어 돌돌말아 먹으니

천국이 따로 없;;;


그리고 사실... 

보쌈파티를 빙자한 알콜 파티 ㅋㅋㅋㅋ


나도 술마시면 말이 많아지는데 ㅋㅋㅋ

형님도 만만치 않아

겁나 시끄러운 알콜 파티가 되어 버림.



울 서방 말에 의하면, 본인 누나는 원래 말이 없는 스타일이라는데,

내보기엔 절대 아님 ㅋㅋㅋ

서방이랑 나이차이가 많이 나니 딱히 둘 사이에 대화할 것이 없었을 뿐인것 같다.

형님의 알콜링 수준과 수다스킬은 범상치 않은 것이다 ㅋㅋㅋㅋ




내가 무남 독녀 외딸이라 그런지,

식구들 많이 모여 이런 저녁시간 갖는건 참 좋음.

물론 너무 많은 빈도수라면 나도 힘들겠지만, 가끔의 이런 식사시간은 참 좋다.

사실 뭐이래 모이는게 명절 때, 어무님 생신, 아부지 기일 정도라..



담날 일요일 아침에 엄니가 또 부산부산 하시길래 봤더니,

울 친정에 보낼 김치잔뜩에,

보쌈고기까지 새로 삶고 보쌈용 절인배추 다듬고 계시더라.

심지어,, 얼마전에 해 놓으신 물김치까지 한통 추가.

정말 정말 정말 감사했다.


어마어마한 김치와 보쌈을 고이 싸들고,

그길로 울 어마마마네로.

 

엄청난 김치 폭탄과 보쌈 폭탄을 어마마마께 투하 하니,

울 엄마 세상 행복해 하심 ㅋㅋㅋㅋㅋ

울 아빤 보쌈 set에 세상 행복해 하시고 ㅋㅋㅋㅋ

하긴.. 내가 한 20년만에 먹어보는 거니,, 울 엄마 아빠도 매한가지죠.


이제 울 마미는 뭘로 어떻게 고마움을 표시해야 할까 고민에 휩싸일 거다 ㅋ

뭐 하나 그냥 받는 분이 아니니 ㅋㅋㅋㅋㅋ

사실.. 엄마는 본인 몸이 약해 일을 잘 못해서,,

누군가의 고생을 받으면 참 미안해 하고 고마워 하신다.

그리고 요즘은 그 맘이 시어무니한테 집중이랄까?



암튼...  

엄마집이랑 우리집이랑 차로 10분 거리니 맘의 부담도 없으니

간김에 서방은 아빠 컴퓨터도 좀 고치며 아빠랑 잘 놀고,

나는 나대로 울 엄마랑 잘 놀고.

놀다 지쳐 집으로 돌아옴 ㅋㅋ


울 아빠가 워낙 말이 없으시고 무뚝뚝하신데

서방이 그날은 아버님이랑 많이 놀았다며 즐거워 하는 모습을 보니,

웃기기도 하고 이쁘기도 하고 ㅋㅋㅋ



앞으로 더 살아봐야겠지만,

현재 스코어,

행복하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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